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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께 드리는 가을의 편지
구모룡  2009-10-29 03:44:20, 조회 : 3,757, 추천 : 1133

한 사람의 회원으로 회원 여러분들께 가을 편지를 전합니다.

당돌한 말인지 모르나 요즘 논란에 휩싸인 “요산문학제”의 지적 소유권은 제게 있습니다. 제가 명칭을 만들고 그 내용을 처음 기획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권한은 조갑상 선생님께 있습니다. 당시 저는 사무국장으로 조갑상 선생님을 회장으로 보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 얘기는 향후 있을지도 모를 소송(?)에 대비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저 어이없어 하는 말이고 눈 밝은 후배들이 해야 할 이야기를 성질이 급해 미리 하는 말입니다.

저는 솔직히 요산선생님을 얼마만큼 존경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을 제대로 알기엔 아직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요산문학관을 남산동에 짓자 할 때도 반대했습니다. 을숙도나 청룡동에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을숙도에 생태학적으로 지어 요산문학을 낙동강과 함께 흐르게 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미력한 제가 무슨 힘이 있었겠습니까만 공상에 그쳐 아쉽기만 합니다.

문학관이 지어지고 난 뒤 저는 요산선생의 흉상이 최근 만들어지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름 있는 조각가의 작품이지만 흉상에서 저는 요산의 얼굴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저 박제된 모습, 웃고 있으나 허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정신과 혼의 교감이 없는 탓이 아닐까요. 선생의 우울과 억울과 원망과 희망과 환희를 저는 도저히 만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는 제 혼자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작년 11회 요산문학제를 하면서, 아니 그 이전에 이미 그랬지만 요산 선생은 동아시아, 아시아의 작가로 우뚝 계십니다. “오끼나와에서 온 편지”를 매개로 동아시아의 평화, 아시아의 미래를 논하던 지난 해의 탄생 100주년 요산문학제가 벌써 그리워집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항상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론 애써 쌓았던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고 심지어 흩어져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인사(人事)가 그렇듯이 또 누군가 나서서 새롭게 빛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지금 누가 요산을 자신의 눈 아래 존재로 만들고 있습니까?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저는 요산을 과대포장하거나 우상화하는 일엔 반대합니다. 그 동안 그렇게 해 왔듯이 다시 해석하고 오늘 이곳의 삶에 그를 다시 불러오는 일이 요긴합니다. 돌이켜보면 3회 요산문학제부터 자료집을 만들어 왔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그때마다 슬로건을 지었더군요. 지난 10년의 세월이 요산문학제의 슬로건 속에 함축되어 있다는 생각도 가끔 하게 됩니다만, 3회 때 지역문학선언을 남긴 것이 무엇보다 기억으로 남습니다. 오늘 마침 서글픈 마음에 묵은 자료를 뒤적여 보니 3회 요산문학제 자료집 후기에 이러한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자료나 기록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책을 엮었다. 요산문학과 선생의 정신이 풍문이 되어 흩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하나의 시작일 뿐, 요산을 통하여 지역을 보고 민족과 세계를 읽어야 하는 이중적 과제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다. 선생이 그러했듯, 가장 구체적인 터전에서 진실과 만나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생과 함께 더 열심히 우리 부산을 사랑하자. 한반도의 관문 부산에서 한반도를 보고 아시아와 세계를 알자. 더불어 자기를 희생하면서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은 모든 분들께 축복과 영광이 있어라.”

물론 제가 쓴 후기입니다. 그래서 이를 다시 떠올리니 쑥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여하튼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무엇입니까. 수준을 유지하고 애써 자신을 나락으로 추락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한갓 지나갈 바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만큼 성심을 다해 오지 않았습니까?
전임 회장으로서 많은 분들이  체면의 손상을 무릅쓰고 글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회장님과 모든 회원들께 미안할 따름입니다.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좋은 글 더욱 많이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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