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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삶을 흔든 한 권] 우리 사회의 정의는 어디 있는가?-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12/16)
부산작가회의  (Homepage) 2016-12-16 10:11:53, 조회 : 1,753, 추천 :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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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최근에 읽은 사회과학 서적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에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우리 사회가 이 책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내 나름대로 분석해 본 적이 있다. 결론은 간단했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정의가 결핍돼 있어 대중이 정의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철학,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게 읽힌다는 점이다. 풍부하고 재미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니 그 어렵던 칸트 철학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복지의 극대화, 자유의 존중, 미덕의 배양이란 개념을 중심으로 정의의 원칙을 추출해 가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특히 기회 균등에 대한 이론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제도적 기회 균등도 진정한 균등이 아니다. 환경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종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출발선을 같게 해야 한다. 이것도 부족하다. 같은 출발선에 있더라도 능력에 따라 결과가 차이 난다. 그래서 '차등원칙'을 적용해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 심지어 개인의 노력도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론이 우리 사회에 절실한 이유는 우리 사회가 제도적 기회 균등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샌델은 아리스토텔레스, 벤담, 칸트, 룰스, 매킨타이어 등의 철학에서 정의의 세 가지 원칙으로 자연적 의무, 자발적 의무, 연대 의무를 추출한다. 자연적 의무는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며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하므로 언제 어디서건 존중해야 하는 의무다.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라 무조건적인 인간을 목적으로 대할 의무다. 자발적 의무는 상호 공정과 호혜의 조건 아래 맺어진 합의는 지켜야 하는 의무다. 연대 의무는 인간은 '서사적' 존재이며 공동체적 존재이므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책무를 말한다. 인간은 '특정 가족, 국가, 민족의 구성원이자 특정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그 역사를 떠안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공동체에 대한 충성과 책무를 저버릴 수 없다.

샌델의 방식대로 최근 우리 사회에 일어난 실제 사례에 이 개념을 적용해 보자. 세월호 참사에 대응한 대통령의 행위는 어떨까. 위의 예에서 보듯이 자연적 의무를 명백하게 위반했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하는 헌법정신 내지는 취임선서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자발적 의무의 위반이다. 마지막으로 연대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 그러므로 물속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고 방치한 대통령의 행위는 법적, 도덕적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오늘날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 후손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정의로울까 아닐까.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 지상주의는 자발적 의무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할 것이다. 게다가 친일행위는 선조들이 했는데 친일행위를 하지 않은 후손이 왜 불이익을 당해야 하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대 의무의 측면에서 보자면 충분히 정의롭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갑자기 하늘로부터 뚝 떨어져 생긴 게 아니다. 공동체는 역사 속에 탄생하고 공동체의 구성원은 그 역사도 공유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가 일본에게 과거사 반성을 계속해서 요구할 근거가 없어진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태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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