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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메디칼럼] 일상의 도처에서 만나는 순실族들 /이규열(12/18)
부산작가회의  (Homepage) 2016-12-20 15:16:32, 조회 : 2,668, 추천 :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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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최순실 사건은 대통령이라는 국민의 대표가 저지른 몰염치하고 부도덕한 사건으로 확대되어 대통령 조기사퇴에까지 이르고 있다. 촛불시위로 대변되는 우리의 광장 민주주의는 국가의 민주화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격랑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또 일상으로 돌아가 사소한 갈등에 일희일비하며 삶을 보낼 것이다. 정상에 오른 자들이 내려갈 준비를 하지 않고 정상에 서서 맛볼 수 있는 자만심에 빠져 이제껏 누려온 부귀영화도 모자라 욕심을 더 내다가 추락하는 모습을, 우리는 주위 사회와 정치권에서 주기적으로 봐 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권좌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혜롭게 내려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면교사로 삼게 된다.

마을 뒷산을 등산할 때도 오를 때 보이지 않았던 꽃들이 내려올 때 보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려오는 자들에게만 보이는 삶의 관조, 배려는 중년이 맛볼 수 있는 혜택이다. 사회적, 정치적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개개인 삶의 정상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육십을 넘기면 각자의 삶이라는 산에서 내려오는 작업을 하게 된다. 나이 먹고 하산을 하면서도 개인의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가정을 망치고 사회를 어지럽히고 마침내 국가까지 농단하게 되는 이들을 보면서 최순실 사건이 비단 청와대에만 있는 현상일지 자문해 본다.

행복한 삶이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혼자 재물을 쌓고 큰 집을 짓고 담을 높이 쌓는다고 세상에 대한 욕망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힘든 삶을 살게 된다. 가족을 생각하지 않는 가장, 이웃과 사회구성원을 배려하지 않는 성인은 국민을 걱정하지 않는 지도자와 다를 바가 없다.

주위를 돌아보라. 최순실이 이 나라 청와대에만 있겠는가? 직장에도 있고 우리가 몸담은 단체에도 있으며 심지어 가정과 이웃에도 최순실은 있다.

박근혜의 소통 불능은 최순실의 자만과 교만으로 이어졌으며 마침내 국정 농단사건으로까지 비화된다. 공적인 자리도 전문직업도 없었던 최순실이 한국 정부까지 사달 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주위에 대한 이해와 배려 없는 자만심일 것이다. 재물이 쌓이든, 명예가 쌓이든, 개인 재능이 쌓이든 간에 이러한 인간 삶의 세속적 결과물의 축적은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최순실族'을 만들고 있다. 민간인을 돌보지 않는 기관장들, 구성원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 단체장들, 친구와 가족의 문제점을 같이 고민해 주지 않는 사회인들은 교만이라는 허울에 갇혀 언제든지 최순실族으로 성장할 것이다.

광장 민주주의가 국가 전체의 민주주의로 계승되기 위해서는 이번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질서와 배려가 우리 일상생활에도 접목되어야 한다. 탄핵이 끝나면 정부는 또 바뀔 것이고 박근혜와 최순실은 한국역사의 과거가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은 또 새 국가 재건과 화합을 외칠 것이다. 세월이 지나도 권력의 주위엔 또 탐욕스러운 개인 이익과 재물을 향한 가면을 쓴 지식인들이 몰려들 것이다. 톨스토이는 "재물은 분뇨와 같아서 쌓이면 악취가 나지만 땅에 뿌려지면 많은 생명을 탄생시킨다."고 했다.

명예나 전문직의 정상에 서서도 욕심을 더 부리는 사람들, 국가 공익과 개인 사익을 교묘하게 배치해 재직 동안 끊임없이 재물 추구에 몰두하는 사람들, 이런 자들의 교만과 자만이 우리 사회와 국가를 망치고 있음을 이번 최순실 사건으로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주위의 상처와 문제점을 같이 보듬고 아파하는 정치인을 이제부터라도 길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주위 일상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순실族부터 교육해야 한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고 환원되지 않는 재물은 쌓일수록 독이 된다고.

동아대 의대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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