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작가회의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Home | Sitemap | Contact us
ID:
PW: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글을 올리는 열린 공간입니다.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욕설, 비방, 광고의 글은 올리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일보>[공감] 역모가 민의가 되기까지(12/2)
부산작가회의  (Homepage) 2016-12-02 09:49:29, 조회 : 1,827, 추천 : 477
- SiteLink #1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1201000230
- Download #1 : 20161201000267_0.jpg (47.83 KB), Download : 0


- Download #2 : 20160225000313_0.jpg (12.99 KB), Download : 0



지금이야 격세지감이 되었지만, 올 4월 국회의원 선거 때만 해도 여당 후보자들은 너나없이 박근혜 마케팅에 승부수를 걸었다.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각 유세장과 선거 사무실마다 대통령의 대형사진이 내걸렸고,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는 충성심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시민들이 궁금한 건
대통령의 사생활 아냐
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 알고 싶은 것  

'세월호 7시간' 의혹도  
진실 밝혀 미래 비극 막기를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예상을 뒤엎고 선방했다. 박근혜 마케팅이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 "대통령을 도와주세요. " 유세장 곳곳에 대형 현수막이 걸렸고, 눈물 흘리는 대통령의 걸개그림이 나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드릴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새누리당 후보들을 도와 달라"고 하던 서병수 후보는 부산시장이 되었다. 그해 7월 30일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 역시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당시에 나는 그러한 정치 역학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질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야 할 의무도 대통령에게 있는데, 왜 거꾸로,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해야 하는가. 더욱이 국민은 왜 위정자들의 그러한 어불성설에 설득당하는가. 그때 한 지인이 내게 말했다. 사람들은 대통령을 나라님이라고 생각한다고.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민주주의는, 경제가 그러했듯이, 단기간에 엄청난 압축성장과 성장통을 겪었다. 4·19혁명 이후에 5·16 쿠데타가 일어났고, 1987년 6·29 선언 직후엔 민주화운동을 짓밟은 군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대통령이 곧 나라의 중심이자 국익이라는 낡은 사고방식이 남아 있을 만했다. 18년 동안이나 공주마마였다가 이제는 나라님 자체가 된 대통령이 국민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집회 때마다 등장하는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 사회학자의 지적대로 박근혜는 "한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구체제를 지칭하는 기호"가 되었다. 광장의 시민들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은 (왕정이 아니라)민주공화국이며, 주권과 권력은 (대통령이 아니라)국민에게 있다는 당연한 명제를 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 그것은 격랑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국가의 근본이념을 되새김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예전 같으면 당장 역모(종북좌파)로 몰렸을 이 외침이 민의라는 정당성을 얻기까지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참사 첫 보고를 받은 지 7시간이 지나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대통령을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시민들이 궁금한 건 안티에이징 시술을 포함한 대통령의 사생활이 아니다. 그날, 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는지, 왜 300여 명의 국민이 생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밝히는 것이다. 그래야 미래의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10만여 명이 모인 서면 집회에서도 예전이라면 당장 체포되고 구금당할 구호들이 넘쳐났다. 비 내리는 서면의 중앙대로에서 딸아이와 불렀던 노랫말이 귓전에 울린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황은덕 소설가


  추천하기   목록보기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
Copyright 1996-2024 . All rights reserved.
Tel. 051-806-8562 Fax.051-807-0492 (사)한국작가회의 부산지회
후원계좌 : 국민 551101-01-418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