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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산작가상 다원장르 수상자 (2025년)

페이지 정보

수상작품
정진경/『액체인간의 자화상』
심사위원명
김경복, 김주현
등록일
25-12-0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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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등단-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2015년 『가면적 세계와의 불화』로 평론 활동 시작

저서- 시집:  『여우비 간다』, 『사이버 페미니스트』 등

       평론집: 『가면적 세계와의 불화』, 연구서: 『후각의 시학』

수상- 요산창작기금수혜, 부산시인작품상 



  * 심사평



2025년도 <부산작가상> 다원장르 심사 대상은 총 4권이었다. 배길남의 『마마마, 부산』, 한보경의 『사탕과 버찌』, 윤태원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정진경의 『액체인간의 자화상』이 그것이다. 심사위원은 이 4권을 대상으로 작품의 완성도, 작가의 열정과 창의성, 사회적 영향력 등을 심사기준으로 정하여 심의를 진행하였다. 모두 상을 받을 만큼 훌륭한 작품성을 띠고 있었지만, 그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정진경의 『액체인간의 자화상』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배길남 소설가의 『마마마, 부산』은 부산 기행 산문집으로 부산 지역의 여러 장소가 갖는 의미와 특징을 발랄하고 재치 있게 보여주었다. 장소의 아름다움이 돋보이게 칼라사진을 첨부한 편집과 디자인은 독자들에게 호감을 줄 만하다고 평가되었는데 다만 너무 문체가 가볍고 설명이 얕은 점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다.

한보경 시인의 『사탕과 버찌』는 일상에서 느끼는 단상을 정리한 산문집으로 섬세한 관찰과 사색이 돋보이는 글이었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명작과 연관하여 서술하는 부분은 독자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부분이 있어 공감력을 높이고 있었지만, 수필 전체가 짤막한 단상 형식이어서 내용의 심화가 덜 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태원 작가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어른과 함께 읽는 동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동화책으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 동화의 형식으로 당대의 문제성을 깨닫게 하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동화 형식으로 제시됨으로써 인간, 기계, 자연 등의 시대적 현실을 부각시키는 중요 화두들을 쉽게 읽게 하는 점이 돋보였지만, 그 내용이 너무 계몽적 성격으로 치우침에 따라 작품 전체가 무겁다는 인상을 주었다.

정진경 시인의 『액체인간의 자화상』은 대체로 모더니즘 시인의 시를 해명한 평론집으로 현대사회의 부정성에 대응하는 시인의 의식을 심도있게 분석하였다. ‘액체현대’ 사회의 유동성에 기반한 평문들은 당대 시인들의 분열되고 해체적인 의식이 갖는 의미를 풍부한 독서를 바탕으로 한 감식안으로 잘 풀어내고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 시인인 만큼 시를 사랑하는 비평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여기에 비평의 형식에서도 창의적 발상을 가미한 독특한 비평문들이 많이 보여 당사자의 열정이 대단함을 짐작할 수 있게 하였고, 그에 따라 독자들의 감상 역시 참신한 독서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판단되었다. 이에 정진경 시인의 평론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에 심사위원들은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 수상 소감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시인들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박선희 시인이 첫 평론을 부탁한 이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청탁받았던 글들이 두 권의 평론집으로 묶였습니다. 스스로 평론의 출발점에 선 것은 아니지만 시인의 심연을 발굴하고 창의적 시각으로 시와 소통하는 일은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소설만 읽었던 제가 등단 후에 느낀 시에 대한 결핍감, 시를 더 잘 이해하고 잘 쓰기 위해 열심히 읽었던 평론이 초석이 된 것 같습니다. 관심갖기 전에는 어렵기만 했던 평론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제2의 창작물이라는 사실, 새로운 세계로 개안을 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재성과 실존성 깊이를 다르게 느꼈습니다.

  저의 평론은 시인들에 의해서 두 권의 책으로 남았지만 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시인입니다. 같은 길을 가는 시인들 시를 어떤 잣대로 평가하기보다는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개성적인 읽기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인만의 개성과 시적 특징을 새로운 시각이나 방법론으로 재배열하면서 이해한 것이 제 평론입니다. 가능한 한 창의적 시각으로 시를 읽어야 한다는 제 신념은 늘 새로운 시각과 방법론을 찾아 헤매게 했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학문이 평론을 쓰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 평론을 쓸 기회를 주신 시전문지들 저를 믿고 글을 청탁해주신 시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평론집을 기꺼이 선택해주신 김경복, 김주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산작가상을 주신 회장단,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요즘 베짱이의 미학을 합리화하고 있는 저에게 다시 개미가 되라고 재촉하는 상인 것 같습니다. 평론가로서 많이 미흡한 만큼 앞으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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