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 저자/책명
- 김미령/제너레이션
- 출판사/년도
- 민음사/2025. 6. 27.
본문
책 소개
우리를 벗어나, 우리의 바깥에서,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기억의 풍경
김미령 시집 『제너레이션』이 민음의 시 333번으로 출간되었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파도의 새로운 양상』,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을 선보인 김미령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김미령의 시에서 기억은 무한한 탐험의 공간이다. 그리하여 시간은 그 모험의 시작과 끝을 그려 나갈 지도가 된다. 두 번째 시집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을 통해 ‘찰나’에 깃든 무한의 풍경을 열어, ‘나’에게 깃든 무수한 타인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 주었던 김미령 시인은 이번 시집 『제너레이션』에서는 말 그대로 ‘세대’라는 거대한 단위의 시간을 지도로 삼는다. ‘세대’는 아이가 어른이 되는 ‘약 30년 정도의 시간’, ‘공통의 시간과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 혹은 그 시대 자체’를 말한다. 한눈에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시간 속에서 기억은 하나하나 개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삶이라는 시간을 촘촘히 살아내는 ‘생활자’인 동시에 그 시간을 벗어나 삶을 조망하는 ‘관찰자’이기도 한 것처럼, 기억 또한 그렇게 존재한다. 한순간 한순간인 동시에, 그 순간들이 모두 엮인 풍경 전체로 공존한다.
『제너레이션』이 그리는 시대, 세대, 혹은 시절이라 명명할 거대한 시간 속에서 기억은 한순간 ‘나’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나의 바깥에서,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바라보고 활보한다. ‘나’를 벗어나 자유로워진 기억은 홀로 걷고, 앉아 있고, 박수를 치며 웃고, 무언가를 골똘히 응시한다. 숲속에 모여 춤추고 노래하는 유령들처럼 우글우글한 모양으로 서로 뒤섞인다. 그로 인해 『제너레이션』에서의 기억은 정물 같은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광활하고도 생생히 살아 있는 풍경이 된다. 이 풍경은 이수명 시인의 말처럼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기억의 산물” 그 자체다. 우리는 그것을 구경한다. 기억의 바깥에서 구경꾼이자 타자가 되어.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8184005>